2024. 11. 23. 14:56ㆍ여행/국내여행
원래 우리의 등산코스는 서래봉코스였다.
기차 예매가 늦은터라 돌아가는 기차가 21시경이어서 이번기회에 슬슬 내장산이나 가볍게(?) 한바퀴돌자는 마음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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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나에겐 나름 등산 부심이 있었는데, 몇 해 전 무릎 통증으로 등산을 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험하다는 산도 몇 번이고 올랐던 적이 있었으니 내장산쯤이야, 라는 생각이 있었다. 최근 운동할 때에는 무릎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해서 또 왠지! 괜찮을 거같은! 그런 느낌!!
빨갛게 물든 아름다운 내장사를 지나 슬슬 걸을 때만 해도 너무 좋았다. 단풍이 너무 예뻤고 아침 일찍 등산하는 나에 취해 신나게 걸었다.

그리고 원적암인지 뭔지에 도착했는데 우와, 경사가 너무 심했다.
길이가 긴 건 아닌데 경사가... 낙엽때문에 미끄러워서 더 위험한 상황. 다행히 등산화 버프로 올라가긴 했는데... 중간에 운동화 신은 가족들이 포기하고 내려가는 장면도 목격하였다. 아직 갈 길이 먼데... 경사가 높으니까 무릎을 생각보다 많이 써야 했다.
그렇게 어찌저찌 쉬어가며 오른 불출봉!!

날이 좋으니 모든 풍경이 예술이었다. 그치만 너무 지쳤다. 불출봉에서 등산 고수님들의 조언과 음식덕에 조금 충전!!
아침 밥 안먹었으면 이미 현기증 나서 쓰러졌을 듯. 그리고 무슨 자신감인지 먹을 것을 하나도 가져오지 않았다! 그나마 동생이 준 물 아니었으면 내 운명은...!! 여기서 먹은 파프리카와 감말랭이는 잊지못할 것이다.
다시 서래봉으로 향했다. 근데 오 이런, 무릎 통증이 시작되었다. 서래봉은 우리가 택한 코스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코스이다.
발걸음을 멈추지 못하면서도 신경이 쓰이기 사작하는데, 불출봉 방향으로 올라오시는 등산객님이 우리에게 물었다.
-여기서 불출봉까지 얼마나 남았어요?
-금방이예요!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서래봉에서 오시는 길이신가요?
-아뇨, 주차장에서 왔어요
주차장?? 귀가 번뜩 밝아졌다. 동생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언니, 혹시 이만 내려가는거 어때요?
-좋아, 좋아!! 나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던 참이었어ㅠㅠ
이렇게 우리는 귀인을 만나 하산을 시작했다. 어쨌든 봉우리도 하나 찍었으니 전혀 아쉽지 않았다. 내 무릎 어쩔 것이야ㅠㅠㅠ
내려가는 길도 상당히 경사가 심했다. 내장산이 단풍으로 유명하고 이름에 '악'자도 없어 뭔가 쉬울 거같은 산이었는데,
재택으로 하루에 100걸음도 걷지 않는 동생과 만 3년 가까이 산과 담을 쌓았던 나에게는 너무 험한 산이었다.
겨우겨우 내려오고 확인해보니 내장사부터 총 4시간 정도를 소요했다. 결국 우리가 목적한 4시간을 내장산에서 보내긴 한 셈.
내장산 자락의 단풍들이 더 예쁘게 보이는건 기분탓인가??ㅎㅎㅎ 우리가 하산한 지점은 탐방안내소?인가 하는 부근인데, 처음 출발한 곳까지 무료 셔틀을 운행해서 그걸 타고 갔다. 셔틀버스 대기줄은 꽤 길었지만 대형 전세버스를 여러 대 운영해서 빠르게 돌아갈 수 있었다.


늦은 점심을 먹어야 하므로 돌아간 것인데, 우리가 찾은 점심 식당은 바로 '명인관'이다.
2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인데 살짝 웨이팅이 있었다. 주말이었는데도 점심특선메뉴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여기 산채비빔밥 진심 너무 맛있었다. 시장이 반찬이었을까? 아냐 돌솥비빔밥 좋아하고 자주 먹는데, 그 중에서도 맛있는게 맞다!! 떡갈비도 맛있고, 반찬은 간이 좀 세지만 밥이랑 먹으면 되니까. 역시 전라도. 음식은 전라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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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도 많이 나고, 무릎이 아프고, 무엇보다 거의 자지 못한 상태에서 심한 운동을 해버려서 너무 지쳐서 찜질방에서 가서 좀 씻고 쉬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정읍 시내로 나오는데, 아침과 달리 내장산 빠져나가는 길이 막힌다. 기본 요금도 서울보다 비싼 편이나, 따로 선택지가 없어서 그냥 고고! 가는 길에 노인복지회관같은 곳에 불이 난 것을 보았다. 날이 건조해서 불이 난 걸까. 어르신들이 잘 피신하셨기를.
찜질방에 가서 씻고 자고 찜질하고 등등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한 시간 조금 넘게 잔 거 같은데 훨씬 개운해졌다. 다행이다. 새 옷으로 갈아입어 더 상쾌해졌다. 정읍에 왔으니 쌍화차는 먹고 가고 싶어 저녁 식사 대신 녹원찻집에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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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부터 넘 마음에 들었던 녹원찻집! 쌍화차도 너무 맛있게 먹었다. 가래떡구이와 솔잎즙도 너무 맛있었다! 솔의 눈이라는 음료를 못먹어서 솔잎즙도 마시지 못할 거같았는데, 오 너무 맛있었다. 케일사과쥬스같은 느낌?? 상큼달달한 맛! 기분이 급 또 좋아짐ㅎㅎㅎㅎ
근데 확실히 출출하긴 하다. 찜질방에서 나올 때 우리 코를 사로잡았던 치킨! 검색해보니 유명한 집이어서 거기 들러서 닭강정을 사서 돌아가는 기차에서 먹기로 했다. 그리고 역시나 맛있었다. 최대한 조용하고 얌전히 먹어느라 사진은 없음!!
이렇게 갑작스러운 2024년 단풍놀이를 마쳤다. 집에 오니 거의 12시ㅎㅎㅎ 4시에 집을 나섰으니 20시간을 밖에서 보내고 온 거다.
홈, 홈 마이 스윗 홈. 알차게 힐링한 하루였다. 그 후 며칠 간 근육통으로 힘들었지만. 마음이 부자가 되었으니 이츠 오케이!!
2025년 단풍때 보자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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